버튼과 배려

Button_Mashing_by_Queen_and_Azriel

“그러니까 여자친구가 없지”“모르면 가만히 있어라”, “너만 불편합니다”, 버튼을 자극하는 말들의 예시이다. 최근에 들어 유독 눈에 띄는 두 시선이 있는데, “버튼은 배려해주는게 예의”라는 시선과 “누른 놈이 성내네”라는 시선이 그것이다. 그래서 이 글을 적기 시작했다. 버튼을 배려해주는건 과연 예의인가. 예의여야 하는가.

시작하기에 앞서 <버튼>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자. 버튼이란 심리적인 컴플렉스 전반을 이르는 단어이다. 버튼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키나 외모에 버튼이 있을 수도 있고, 연애관계나 친구관계에 버튼이 있을 수도 있고, 거절이나 무시에 버튼이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모든 버튼은 동등하다.

모두가 모든 사람의 버튼을 항상 동등히 배려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으리라 믿는다. (동의하지 않는 분도 계실 터이나, 모쪼록 이 글은 논파가 아닌 회유를 목적으로 작성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그런데 현실은 이상에 못 미친다. 버튼에는 거의 무한한 종류가 있으며 그 중 상당수는 예측불가능성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반면 이 정보를 담아둘 저장공간에는 생리적 한계가 존재하고, 배려를 실행하는데 따르는 감정적 자원 또한 무한하지는 않다.

사람들이 모여 있고 각자의 버튼의 종류를 모르는 상황에서의 배려는 자기검열의 형태를 가지게 된다. 어떤 버튼이 있을지 모르기에 배려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많은 버튼들을 그 대상으로 삼는 것이 최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려의 실행에는 감정적 자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심리적 여유는 무한하지 않다. 그러므로 이 상황에서의 배려는 지속이 불가능하며, 따라서 무상으로 요구될 수 없다.

다음으로 어떤 사람이 불특정 다수의 버튼을 의도적으로 누르려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이는 나쁜 행동일까. 만약 아니라면, 눌러도 되는 버튼과 눌러서는 안 되는 버튼이 있는 것일까. 버튼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못 벌던 시절에 대한 버튼, 연애시장에서 도태되는데에 대한 버튼 등은 일단은 눌러도 되는 버튼으로 취급되고 있는 듯 보인다. 그렇다면 버튼에는 우열이 존재하는 것일까. 모든 버튼은 동등하지 않은 것인가.

정리하자. 버튼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버튼을 배려한다는 것은 곧 나 자신의 감정적 자원을 기꺼이 상대에게 사용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버튼은 곧, 배려받으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요구할 수는 없는 것이 된다. 버튼의 배려는 예의가 아닌 호의이다.

5 thoughts on “버튼과 배려

  1. 저는 예술공부를 하고 글쓰는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에반게리온 서치 중 님 주소로 들어왔구요. 저랑 얘기 좀 하죵

      1. 막무가네식에 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홈페이지 컨셉 쿨하고 제취향입니다.
        버터플로님이라 부르면 되겠지요? 버터플로님의 직업이 궁금하네요. 그리고 혹시 글로 돈을 버시나요? 우선적으로 친구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안됐네요. 무례한 인간은 가까이 두고 싶지 않습니다. 더 이상의 답변은 없음을 통보합니다.

  2. 제 물음이 그렇게 읽힌다는 점에서 한편으로는 죄송합니다. 무례한 인간이 될 마음은 추호도 없었는데 말이죠. 글로 마음을 전달하기가 역시 쉽지는 않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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